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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inside Korea

여름날 뜨끈한 국수를 맛 보셨나요, 밀양 뜬금없이 국수집이 나타났다. 면발 수북히 쌓아 올려 고명으로 마무리한 할머니 손맛 나는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본 그 국수집이다. 여름날 뜨끈한 국수는 후후 불어 먹지 않는다. 면발이 살아 기어가듯 목구멍으로 빨려 들어간다. 화끈한 청양 고추에 흐르는 땀 마저 맵게 느껴진다. 한 그릇을 다 비우지 못한 채 올챙이 배를 하고 나왔다. 뜨뜨미지근한 바람에도 땀이 식는다. 이대로 한 참을 걸으면 행복에 겨울 것 같다. Canon EOS 1NHS | Tamron 28-75mm F2.8 | Kodak Portra NC160 | 밀양 2008 Canon EOS 1NHS | Tamron 28-75mm F2.8 | Kodak Portra NC160 | 밀양 2008 Canon EOS 1NHS | Zenitar 16mm F.. 더보기
비움을 통한 산행, 지리산 한두 살 나이를 먹어 산을 찾는 건지 아웃도어 열풍에 휩쓸린 한낫 유행에 불과한 건지 쉽게 판단할 순 없지만 내 의도는 그 중간 어디쯤인거 같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무언가를 떨쳐내는 일이다. 일상의 권태와 나태 괜한 걱정과 근심 비워내지 못한 욕심 풀지 못한 갈등 지난날의 과오 옹졸했던 자신... 뭍에서 짊어진 이 모든 것을 산을 오르며 하나씩 떨쳐내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스스로 비워야 오를 수 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일까 종주라는 욕심을 가득 채운 우리를 산은 허락치 않았다. 장대 같은 빗줄기로 강제 하산을 하는 와중에도 그 아쉬움을 못 버려서인지 내려오는 내내 몸이 천근만근이다. 꼭 한번 다시 오르고 싶다. 그땐 무거운 배날을 좀 비우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여유를 .. 더보기
Thinking and Trekking, 부산 갈맷길 문뜩 떠오르는 생각들을 좋아한다. 말그대로 문뜩이다. 목적성을 배제한 의도치 않은 번뜩임 그 자체. 머리를 쥐어짠다고 해서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이다. 나는 종종 걸으면서 그런 생각들을 얻는다. 가볍게 팔을 흔들어대면 꽉 조였던 머리가 느슨해지는 느낌이다. 부지런한 호흡으로 묵혔던 생각을 환기를 시키고 터벅터벅 걸음으로 기존의 관념을 뒤섞는다. 붙잡았던 생각들을 놓아 주고 다시 재배열하는 과정을 되풀이 하다보면 그 번뜩임이 나타난다. 좋은 길은 이런 걷기를 장려한다. 발에 꼭 맞는 신발이라도 신어 주면 더할 나위 없다. 날씨 마저 좋은 오늘 배낭 가득 생각 줍기에 나선다. Leica Mini | Leica Elmar 35mm F3.5 | Perutz Primera 200 | 부산 갈맷길 2013 Le.. 더보기
순천 가는 무궁화호, 순천만 기차가 타고 싶었다. KTX가 아니라 진짜 기차 KTX는 기차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정작 기차의 매력은 상실한 한낱 교통수단에 불과하다. 자고로 기차여행은 이동하는 시간 마저 설레일 수 있는 짭조름한 쥐포 냄새 가득한 그런 여행이어야 한다. 느리게 가는 창 밖 풍경 만큼 느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을 펼쳐놓고 여유있게 졸 수 있는 들르는 간이역마다 선잠을 깨우는 그래서 평생 들어보지 못한 동네 이름을 기억 할 수 있는 그런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게 진짜 기차여행이다. Canon EOS 5D Mark2 | Canon 16-35mm F2.8L | ISO 1600 | 순천만 2012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Perutz Primera 200 | 순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