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짐 덜어내기

김조알 2013. 6. 16. 11:02

필요와 불필요의 경계는 모호하다.
의미는 선명하게 대비되지만
그것을 규정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성철 스님의 무소유는
필요를 불필요로 규정하는 하나의 수행이다.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것에 만족할 때
우리는 필요라고 믿어 왔던 것들에 대한 불필요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리질 못하고
필요가 만들어 낸 불필요한 무게를 짊어진다.
항상 가지려고만 했지
버리는 것에 익숙치 못한 탓이다.

 

두고 온 아쉬움 보다
가져간 불편함이 더 큰 줄 알면서도
그렇게 매번 짐은 생각보다 무거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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