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가치
아버지는 어릴 적 살던 하꼬방 집을 유난히 좋아했다.
형편이 나아져 아파트로 이사를 했지만
틈만나면 옛 집을 찾아 쓸고 닦고 수리했다.
오갈 때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내놓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 그런 사람들 마저 떠났고
집만 덩그러니 흉물로 남았다.
몇 년간의 설득 끝에 속만 썩이던 그 집을 처분했다.
'시원섭섭'하다지만
아버지의 얼굴에는 섭섭한 기운이 더 감돈다.
사진을 찍으면서
어릴 적 살던 동네를 한번씩 찾았다.
이 곳만은 개발이라는 단어를 피해 가는 듯
아버지가 추억하는 모습 그대로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가 그토록 집착했던 이 집은
우리 가족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락방에서 형제들과 공부하던 그 시절부터
결혼을 해 첫 아이가 태어나고
마당에서 뛰어노는 자식들을 보며 미소짓기까지의 흔적들이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이다.
가족이 마땅히 추구해야할 가치보다는
시세차익이 더 우선시 되고
브랜드 아파트들의 너도나도 닮은 획일적 구조에서는
이러한 추억을 담아내기 힘들다.
적어도 집이라는 공간은 가족이라는 가치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아버지는 옛 집의 그런 가치를 그리워 했던 것 같다.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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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