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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셋이 가장 아름다운 그 곳, 캄보디아 시하눅빌

김조알 2013. 2. 10. 20:49

기억되는 여행은 종종 변수라는 녀석을 수반한다.

내겐 지난 캄보디아 여행이 그랬다.

방콕에서 우연히 알게 된 마로코는 

자신이 직접 지도를 그려가며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멋진 놈이었다.

적어도 그 놈에 대한 믿음이 깨지기 전 까진 말이다.


여행 경험이 풍부한 그는 내게 시하눅빌이란 곳을 소개한다.

여행 중 들었는데 거기서는 공짜로 먹고 자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못미더웠다.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기어코 같이 가서 확인 해보자며 특유의 어린 놈 객기를 부린다.

나는 불안 불안 하면서도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그와의 동행을 결정했다.


그런데 도착하니 얘기는 달라진다.

무료숙식은 고사하고 상술이 판을 치는 휴양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이 친구가 허당이란 사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요즘같은 세상에 손으로 지도를 그리는 것도 그렇고

이리 저리 떠돌며 주워들은 이야기를 철썩같이 믿고 여기까지 온 점도 그렇고


그런데 사람 참 간사하다.

언제는 멋지다 해놓고 이제와서 이러는 거 보면

마로코 탓만은 할 수 없다.

이건 5:5 쌍방과실이다.


하지만 그날 저녁

나는 나를 여기에 불시착케 한 마로코의 과실을 2:8로 덜어 냈다.

하늘이 붉게 물들다라는... 너무나도 상투적인 이 표현에

이토록 감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줬으니 말이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Sihanoukville 2008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Sihanoukville 2008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600 | Sihanoukville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