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애플빠

김조알 2013. 4. 7. 12:35

애플은 소비자 위에 군림하며 애플왕국을 제건하는데 성공했다.
독보적인 플랫폼과 확고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중앙집권화를 이루었고
수장 잡스의 카리스마는 왕권강화에 힘을 실어 주었다.
이에 백성들은 열광했으며 애플 시민이란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그렇게 애플의 콧대는 날로 높아만 갔다.


사실 애플의 거만함이 용납 될 수 있었던건 혁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기 때문이다.
그 꼬리표가 잘려 나가는 순간 애플은 지금의 태도를 고수 할 수 없다.

지금 애플의 그 꼬리표가 간당간당 위태롭다.

특히 삼성과의 특허 싸움 이후 애플의 명성은 급격히 떨어진 상황.
주가, 로열티, MS 등 모든 수치가 당분간은 하향 곡선을 그릴 듯 하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나는 여전히 애플을 지지한다.
혁신의 아이콘은 퇴색 되었을지 몰라도 일관되게 유지되는 애플의 가격정책은 여전히 신뢰를 주기 때문이다.


물건을 사는 행위는 가치를 소비하는 일이다.
가격의 높고 낮음을 떠나 그것이 주는 효용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열게 된다.
문제는 합당한 가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나보다 싸게 사버릴 때

상대적으로 나는 손해를 보게 되고 그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적어도 애플은 아직까지 그런 죄책감을 느끼게 하지 않았다.

내가 애플빠라면 애플빠인 이유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