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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타 어안

이태리 타올 추억 떠오르는, 후쿠오카 온천 여행 초등하교 2학년 때 여탕에서 같은 반 친구를 만난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여탕에서 한 층 더 올라가는 수고를 해야 했고 아버지의 거친 손 놀림이 주는 고통이 견뎌야 했다. 아버지는 힘 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았다. 눌러 붙은 냄비를 설거지 하듯 박박 때를 미는데 피하지방 윗층인 진피까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아버지는 그렇게 매주 박피시술에 버금가는 때밀이를 해주셨다. 30분간의 시술이 끝나면 언능 찬물로 들어가 피가 나올 것만 같은 피부를 진정시킨다. 그게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1일 1샤워를 하면서 대중목욕탕과의 인연을 끊었다. 가끔 찜질방을 가긴 했지만 때를 벗겨내기 위해 목욕탕을 찾는 일은 거의 없었다. 목욕탕의 존재를 잊고 살던 중 친구들과 큐슈의 온천.. 더보기
백색소음으로 느끼는 여유, 캐나다 벤쿠버(Vancouver) 때때로 울리는 경적소리사람들의 웅성거림커피향 묻어나는 음악 소리 들리지만 들리지 않는다.한 집 건너 들리는 TV소리 처럼명확하지는 않지만 늘 있어왔던 익숙한 소리다. 쉽게 피로해지는 코가 지각하지 못하는 냄새처럼익숙한 그 소리들을 내 귀는 인식하지 못한다.그래서 귀로 듣는다기 보다 눈으로 듣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귀가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음보다 더한 고요함을 준다.그리고 그 고요함은 지금 나의 행동에 오롯이 집중하게 한다. 커피를 마실 때도거리를 걸을 때도책을 볼 때도향은 더 진해지고 풍경은 더 뚜렷이 각인되며감동은 더 큰 파장으로 가슴에 전달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안다는 것은여유를 가지고 있음을 알리는 단편적 증거다.백색소음으로 가득찬 벤쿠버의 거리는 그런 여유로움이 넘쳐난다.. 더보기
익숙함과의 이별은 그리움을 남긴다, 과달라하라(Guadalajara) in Mexico 에어컨 바람에 덜덜 떨다 활주로에 첫 발을 내 딛었다. 밀려오는 뜨거운 바람이 무척이나 낯설다. 길지도 짧지도 않았던 1년이란 시간 그 낯섬은 익숙함으로 서서히 익어갔다. 내 몸에 꼭 맞는 음악과 함께 곁들인 데낄라 그리고 TACO로 허기를 달래던 그 때가 벌써 4년이나 묵은 이야기가 돼버린다. 내게 과달라하라는 한때의 익숙함을 간직한 곳으로 남아 향수에 젖어들게 만드는 마음속의 고향이 되었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800 | Guadalajara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800 | Guadalajara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더보기
여행지의 우선순위 정하기, 알라모스(Alamos) in Mexico 개발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라면 개발 이전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난 여행을 함에 있어 그런 가치에 중점을 둔다. 도심보다는 시골을 선진국보다는 후진국을 먼저 찾는 이유다. 빛바랜 담벼락과 그 언젠가 마차가 다녔을 법한 도로 여전히 이방인이 낯선 사람들의 환대 알라모스는 이국적이란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도시였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Alamos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Alamos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Alamos 2009 Canon EOS 30D | Tamro.. 더보기
빛 고운 날의 보트 트립, North Bay in Canada 물결은 잔잔하다. 구름을 힘겹게 뚫은 햇빛이 분무기를 통과한 물줄기 처럼 곱게 빻아져 피부를 적신다. 이런 무채색 같은 날은 좀 얌전했으면 하련만 주체할 수 없는 내 기분은 튀어 버린 물감처럼 오점으로 남았다. Canon EOS 30D | Zenitar 16mm F2.8 FISH-EYE | ISO 100 | North Bay 2008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North Bay 2008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100 | North Bay 2008 Canon EOS 30D | Zenitar 16mm F2.8 FISH-EYE | ISO 100 | North Bay 2008 Canon EOS 30D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