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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피터팬의 원더랜드, 유후인 지병이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서른에 접어 들면서 병세가 확연해졌다. 물론 그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 때는 병이라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서 피터팬 증후군이라는 자가 진단을 내렸다. 일상 생활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특정 사물 앞에서 병세가 도지는 경향이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도 호기심 돋는 장난감 가게를 발견하면 홀인원 되는 골프공 처럼 가게로 빨려들어간다. 여자친구는 말도 없이 사라진 나를 쏘아붙이지만 윙윙 거리는 모기소리처럼 들릴 뿐 팔린 정신은 스스로도 통제 불능이다. 그런 내게 유휴인은 치명적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판단력을 잃게 만들었다. 세상 어딘가 내 세상이 있다면 여기가 바로 내 세상이다. Contax T2 |.. 더보기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가치 아버지는 어릴 적 살던 하꼬방 집을 유난히 좋아했다.형편이 나아져 아파트로 이사를 했지만 틈만나면 옛 집을 찾아 쓸고 닦고 수리했다.오갈 때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내놓기도 했지만어느 순간 그런 사람들 마저 떠났고집만 덩그러니 흉물로 남았다.몇 년간의 설득 끝에 속만 썩이던 그 집을 처분했다.'시원섭섭'하다지만 아버지의 얼굴에는 섭섭한 기운이 더 감돈다. 사진을 찍으면서 어릴 적 살던 동네를 한번씩 찾았다.이 곳만은 개발이라는 단어를 피해 가는 듯아버지가 추억하는 모습 그대로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가 그토록 집착했던 이 집은우리 가족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다락방에서 형제들과 공부하던 그 시절부터 결혼을 해 첫 아이가 태어나고마당에서 뛰어노는 자식들을 보며 미소짓기까지의 흔적들이집안 곳곳에 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