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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사람 참 좋은 그 곳, 다낭 호텔의 Check-Out으로 부터 공항의 Check-In까지 늦은 밤비행기를 기다리는 애매한 시간만이 남았다. 떠나는 마음은 아쉬우면서도 내방의 침대가 그리워지는 심정도 애매하긴 마찬가지다. 그렇게 목적성과 방향성을 상실한 채 다낭 시내를 표류하다 들어선 곳이 바로 그 카페였다. 적당히 때가 탄 소파는 지친 여행객이 파묻히기 부담 없었고 빈티지한 소품들은 솜씨좋은 주인의 손길을 탄듯했다. 듬성듬성 있던 손님들마저 하나 둘 빠지고 제일 큰 소파가 오롯이 내 차지가 되었을 때 그녀가 피아노 앞에 앉았다. 말보로 레드를 꺼내 물 때 부터 알아봤지만 그녀는 커피를 타는 재능보다는 예술적 재능이 충만한 듯 했다. 실제로 노래를 하고 싶어 카페를 열었다는 그녀에게 커피맛이 왜 이렇냐고 따질 수는 없었다. 그녀는 노.. 더보기
광할한 허무함, 그랜드 캐니언 채 2시간을 못자고 운전대를 잡았다.결함이 있는지 시속 60키로 이상만 밟으면 차가 심하게 떨린다.이왕 온 거 남들 다 보는 그랜드 캐니언은 보고 가야 되지 않겠나 싶어 무리를 했다. 그렇게 힘들게 도착한 그랜드 캐니언에 올라서니입이 쩍 벌어진다.근데 그게 다다.입이 쩍 벌어지는 시간 1.5초다시 다무는데 1초합이 2.5초 내가 고생한 보답에 대한 감동 치고는 너무 야박했다. 차리리 중간에 들린 후버댐 야경이 더 후한 감동을 줬다. 그래도 발도장 찍고 왔으니한낱 자랑거리로나마 삼아야겠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400 | Hoover Dam 2008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 Grand Cany.. 더보기
캄보디아의 얼굴들 무표정한 그들의 표정을 보고 선듯 다가서기 힘들었다. 하루 하루가 고된 날의 연속일 테고 먹고 사는 문제가 일상인 그들에게 안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조차 사치인 듯 느껴졌다. 표정만큼이나 나를 차갑게 대하진 않을까 내심 걱정 하면서도 먼저 말을 건네본다. 오늘 처음 입을 여는 듯 딱 달라 붙은 입술이 힘겹게 떨어진다. 굳게 닫았던 입을 열어서 일까... 경직됐던 근육들이 한 순간 풀어지며 미소로 답한다. 힘든 삶이지만 낮선 여행자를 위한 배려까지 저버리진 않았다. 그런 캄보디아는 여전히 내게 최고의 여행지로 남아있다. 그림 같은 석양과 잊지 못 할 맥주 맛을 동시에 보여 준 곳 이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만났던 그 얼굴들... 얼음 하고 있다 땡 하듯 스르르 녹아 지어준 그 미소들이 아직 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