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리의 개떼 같았다.
주인의 손에서 멀어진 공을 보고
미쳐 날뛰는...
고등학교 체육시간
체육 선생님이 옛다 하고 던진 축구공은
그렇게 친구들을 개로 전락시켰다.
나는 종종 그 무리에서 이탈했다.
구기 종목에 소질이 없었을 뿐더러
굳이 나까지 가세해
구린 땀냄새를 다음 수업시간에 더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고운 흙이 눕기 좋게 깔린 나무 그늘을 찾았다.
30초의 안티쇽을 자랑하는 CDP와
PARENTAL ADVISORY 딱지가 붙어 있지만
아버지의 상의 없이 구입한 CD들을 챙겼다.
2PAC의 'Life goes on'을 들으며
눈꼬리 옆으로 지나가는 개미들의 관찰한다.
아니, 관찰이라기 보다는 그냥 시선에 담아둔다.
그리고는 내 의지와 상관없는 생각들을 한다.
쓰잘데기 없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런 생각들을
때로는 비우고 때로는 채웠다.
어찌 됐든 그렇게 혼자 있는 것이 좋았다.
회사에서 워크샵을 떠났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거라곤
뒷주머니에 찔러 넣은 아이팟과
손에 든 카메라 밖에 없다.
그렇게 또 혼자 떨어져 나와
쓰잘데기 없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시선을 열심히 주워 담는다.
어찌 됐든 그렇게 혼자 있는 것이 아직 좋은가 보다.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