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은 넘었을 거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시동걸 일이 부쩍 줄기도 했다.
그 사이 먼지가 꽤나 쌓였다.
동네 꼬마가 지나 갔더라면 분명 낙서 하고픈 충동을 느꼈을 거다.
군대 제대 후 지금의 차를 손에 넣었다.
비록 중고이긴 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새차나 다름 없었다.
결혼 할 여자를 만나면 '이 여자다'라는 느낌이 든다는데
지금의 차를 살 때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얼마나 애지중지 했던지
밥은 굶어도 차에 들어가는 돈은 아끼지 않았다.
그랬던 나의 애마가
음습한 지하주차장에서 일주일 넘게 방치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겐 그런 물건들이 참 많다.
어른이 되어 필요 없어진 장난감처럼
주인의 관심 밖에 방치된 것들...
애정이란 것은 그렇게 식어만 간다.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