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벤치 썸네일형 리스트형 낡음의 미학을 느끼다, Teuchitlán in Mexico 낡은 티셔츠가 하나 있다. 언제 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세월의 흔적은 역력하다. 늘어난 목과 헤진 어깨 수십번의 세탁에 힘이 빠진 염색 향은 사라지고 얼룩으로 남은 커피 지금 생각해 보면 퍽이나 이 티를 즐겨 입었던 것 같다. 떨리는 마음으로 여자친구의 손을 잡았던 그 날에도 배낭 하나로 겁 없이 세상을 유랑하던 20대에도 밤 공기 가르며 자전거 내 달리던 지난 여름 날에도 이제는 버려야지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단지 낡았다고 버리기에는 낡음이라는 가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낡음이란 것은 오랜 친구와 같다. 내가 아닌 척 해도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고 나의 미안함을 더 큰 이해로 덮어주며 같은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는 그런 친구... 오래되었다고 친구를 바꾸지 않는 것처럼 낡음이란 것은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