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티셔츠가 하나 있다.
언제 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세월의 흔적은 역력하다.
늘어난 목과 헤진 어깨
수십번의 세탁에 힘이 빠진 염색
향은 사라지고 얼룩으로 남은 커피
지금 생각해 보면 퍽이나 이 티를 즐겨 입었던 것 같다.
떨리는 마음으로 여자친구의 손을 잡았던 그 날에도
배낭 하나로 겁 없이 세상을 유랑하던 20대에도
밤 공기 가르며 자전거 내 달리던 지난 여름 날에도
이제는 버려야지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단지 낡았다고 버리기에는 낡음이라는 가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낡음이란 것은 오랜 친구와 같다.
내가 아닌 척 해도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주고
나의 미안함을 더 큰 이해로 덮어주며
같은 경험과 추억을 공유하는 그런 친구...
오래되었다고 친구를 바꾸지 않는 것처럼
낡음이란 것은 그렇게 간직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느낀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 Teuchitlan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 Teuchitlan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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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 Teuchitlan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 Teuchitlan 2009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200 | Teuchitlan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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