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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을 통한 산행, 지리산 한두 살 나이를 먹어 산을 찾는 건지 아웃도어 열풍에 휩쓸린 한낫 유행에 불과한 건지 쉽게 판단할 순 없지만 내 의도는 그 중간 어디쯤인거 같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무언가를 떨쳐내는 일이다. 일상의 권태와 나태 괜한 걱정과 근심 비워내지 못한 욕심 풀지 못한 갈등 지난날의 과오 옹졸했던 자신... 뭍에서 짊어진 이 모든 것을 산을 오르며 하나씩 떨쳐내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스스로 비워야 오를 수 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던 것일까 종주라는 욕심을 가득 채운 우리를 산은 허락치 않았다. 장대 같은 빗줄기로 강제 하산을 하는 와중에도 그 아쉬움을 못 버려서인지 내려오는 내내 몸이 천근만근이다. 꼭 한번 다시 오르고 싶다. 그땐 무거운 배날을 좀 비우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여유를 .. 더보기
아름다운 밤 아름답지 못했던, 부산항 빛 축제 주말의 권태는 대단히 짜증스럽다. 자주 오던 스팸문자도 주5일 근무를 하는지 연락 한 통 없다. 혹시 배터리가 다 된건 아닐까 의심해보지만 하루종일 진동 한번 없음을 증명하듯 베터리는 Full이다. 젊은 날을 방관했다는 죄책감에 옷을 갈아 입었다. 신발을 신었다. 스쿠터에 시동을 걸었다. 그렇게 무성의한 계획으로 청춘 유기의 면책사유를 마련하고 탐탁치 않은 여정에 나선다. 축제이긴 축제인가 보다. 웃음소리와 행복이 묻어나는 얼굴들이 눈에 거슬린다. 적어도 나처럼 죄책감에 떠밀려 온 사람은 없나 보다. 실망스럽다. 밤하늘을 수 놓은 빛을 보고 세금낭비를 우려하는 건 오늘 나 뿐이지 싶다. Canon EOS 5D Mark2 | Canon 16-35mm F2.8L | ISO 800 | 부산항 빛 축제 201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