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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공중전화를 지켜줘 평소 같았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공중전화를 유심히 바라본다.올려진 수화기와 20원의 잔액이렇게 사용의 흔적을 보는 게 얼마 만의 일인지 모르겠다.지나간 세월은 과거를 낯설게 만들었고익숙했던 공중전화 마저 새로운 풍경이 되어 눈에 들어온다. 누군지 모르지만 왠지 그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공중전화를 쓸 수밖에 없는 급한 일이 있었을 테고전화번호를 외우고 다닐만한 가까운 사람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전화가 길어졌다면 철컹하고 넘어가는 동전 소리에마음이 조급해졌을지도 모른다.그러면서 동시에 주머니에 남은 동전을 만지작거렸을 것이다. 통화가 끝나고 그냥 수화기를 내려놓았을 법도 한데남은 20원을 버리지 않고 재발신을 눌러주는 매너를 발휘했다.적어도 공중전화 사용에 익숙했던 세대임이 분명하다.뒷사람을 위한 배려를 .. 더보기
[일상의 배회] NO PARKING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더보기
[일상의 배회] 길 가다 만난 고양이 세 마리 Pentax Super Program | SMC Pentax-A 35-105mm F3.5 | Kodak T-MAX 100 Pentax Super Program | SMC Pentax-A 35-105mm F3.5 | Kodak T-MAX 100 Pentax Super Program | SMC Pentax-A 35-105mm F3.5 | Kodak T-MAX 100 한 마리두 마리세 마리 더보기
백색소음으로 느끼는 여유, 캐나다 벤쿠버(Vancouver) 때때로 울리는 경적소리사람들의 웅성거림커피향 묻어나는 음악 소리 들리지만 들리지 않는다.한 집 건너 들리는 TV소리 처럼명확하지는 않지만 늘 있어왔던 익숙한 소리다. 쉽게 피로해지는 코가 지각하지 못하는 냄새처럼익숙한 그 소리들을 내 귀는 인식하지 못한다.그래서 귀로 듣는다기 보다 눈으로 듣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귀가 인식하지 못하는 소리는 무음보다 더한 고요함을 준다.그리고 그 고요함은 지금 나의 행동에 오롯이 집중하게 한다. 커피를 마실 때도거리를 걸을 때도책을 볼 때도향은 더 진해지고 풍경은 더 뚜렷이 각인되며감동은 더 큰 파장으로 가슴에 전달된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안다는 것은여유를 가지고 있음을 알리는 단편적 증거다.백색소음으로 가득찬 벤쿠버의 거리는 그런 여유로움이 넘쳐난다.. 더보기
촛불 잔치가 되어 버린 촛불 시위 모르겠습니다. 시위라는 것은 정당한 이유와 분명한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그 날의 시위 현장에 모인 이유와 목적은 다들 제각각 이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 자신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요. 설사 이유를 알더라도 그것이 진정 자신의 의지인지 여론에 휩쓸린 떠밀림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팩트 입니다. 그 팩트를 통한 진실의 판단은 자신의 몫이죠. 정치가 개입되고 좌우로 편향된 이념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진정한 진실로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외치는 진실 이전의 팩트를 보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부모의 손에 이끌려 나온 아이들 손을 잡은 연인들 영문도 모르고 배치된 의경들 이 모두가 어떤 진실을 담고 이 자리에 모인 건지 궁금해집니다.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