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은 멈춘지 오래다.
고여 있던 공기는 무색무취의 자아를 상실한 듯
탁함 속에 쿰쿰함을 가득 머금고 있다.
열림보다 닫힘이 익숙한 창문은
좀 처럼 움직이지 않아 여는 방향을 의심케 한다.
이 창문은 여는점을 가진 듯 하다.
물이 끓기 시작하는 비등점의 그것 처럼
다행히 나는 여는점 이상의 힘을 가졌고
창문은 고통스러운듯 신음소리를 내며 열린다.
도시의 소음이 먼저 통과하고 신선한 공기가 그 뒤를 따른다.
쾌쾌묵은 공기가 희석되고 선명한 시야가 들어온다.
생각이 멈춘지 오래다.
내 가슴에 녹슨 창이라도 내어 활짝 열어 젖히고 싶다.
생각의 환기가 필요하다.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Potra NC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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