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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론

[일상의 시선] 생각 개기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800 머리가 복잡한 날은옷개기 만한 게 없다. 더보기
우울할 땐 시장욕(市場浴), 방콕 짜뚜짝 & 담넌 싸두악 혼자만의 여행이 길어지다 보면 덜컥 우울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설레임은 무뎌지고 어깨는 무너지고 발걸음은 무거워지는... 낮선 사람들의 관심이 성가시게 느껴지고 여행의 의미 마저 퇴색 되어 버리는... 이럴 땐 모든 일정을 접고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 내가 아는 한 시장은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충만한 곳이다. 단순히 생을 이어가기 위한 병원의 그것과는 다르다. 열정이 수반되고 가치가 부여되며 개개인의 방식이 더해지는 보다 능동적인 표현이다. 그래서 항상 시장은 생기와 활기가 넘친다. 그런 시장을 걷다 보면 어느새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진다. 역시 우울증엔 시장욕(市場浴) 만한게 없다.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800 | Bangkok 2008 Ca.. 더보기
캄보디아의 얼굴들 무표정한 그들의 표정을 보고 선듯 다가서기 힘들었다. 하루 하루가 고된 날의 연속일 테고 먹고 사는 문제가 일상인 그들에게 안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 조차 사치인 듯 느껴졌다. 표정만큼이나 나를 차갑게 대하진 않을까 내심 걱정 하면서도 먼저 말을 건네본다. 오늘 처음 입을 여는 듯 딱 달라 붙은 입술이 힘겹게 떨어진다. 굳게 닫았던 입을 열어서 일까... 경직됐던 근육들이 한 순간 풀어지며 미소로 답한다. 힘든 삶이지만 낮선 여행자를 위한 배려까지 저버리진 않았다. 그런 캄보디아는 여전히 내게 최고의 여행지로 남아있다. 그림 같은 석양과 잊지 못 할 맥주 맛을 동시에 보여 준 곳 이기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만났던 그 얼굴들... 얼음 하고 있다 땡 하듯 스르르 녹아 지어준 그 미소들이 아직 내 .. 더보기
내 자신에게 길을 묻다, 앙코르 왓 더 이상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논문이라도 쓸 마냥 꼼꼼히 살피던 열정은 내리 쬐는 7월의 태양에 타버린지 오래다. 생각보다 거대했던 앙코르 왓의 유적을 하루만에 다 보려던 욕심 탓이다. 중간쯤이나 갔을까... 사원을 둘러보고 다시 내리 쬐는 태양속으로 나서려니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 나왔던 좀비가 이 심정 이었을 거다. 결국 나서기를 포기하고 근처 돌바닥에 앉는데 차가운 돌바닥이 기다렸다는 듯 열을 빨아들인다. 열전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위면적을 넓혀야 하는 법. 에라이, 모르겠다하고 그 상태로 벌러덩 누워 버렸다. 배낭을 베개삼고 모자를 커텐삼으니 절로 사색에 빠져든다. 20대의 가운데가 묻는다. 누구보다 너의 20대는 20대 다워야 하고 후회 없기를 소망했느데 .. 더보기
썬셋이 가장 아름다운 그 곳, 캄보디아 시하눅빌 기억되는 여행은 종종 변수라는 녀석을 수반한다. 내겐 지난 캄보디아 여행이 그랬다.방콕에서 우연히 알게 된 마로코는 자신이 직접 지도를 그려가며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멋진 놈이었다. 적어도 그 놈에 대한 믿음이 깨지기 전 까진 말이다. 여행 경험이 풍부한 그는 내게 시하눅빌이란 곳을 소개한다. 여행 중 들었는데 거기서는 공짜로 먹고 자고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는 못미더웠다. 그런 나를 눈치챘는지 기어코 같이 가서 확인 해보자며 특유의 어린 놈 객기를 부린다.나는 불안 불안 하면서도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그와의 동행을 결정했다. 그런데 도착하니 얘기는 달라진다.무료숙식은 고사하고 상술이 판을 치는 휴양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제서야 이 친구가 허당이란 사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만히 생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