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친구네 옥상에서 고기를 구웠다.
한 낮의 열기를 머금은 바닥은
해가 져도 식을 줄 몰랐다.
뜨끈한 바닥에 앉아 고기를 구으면
그 연기가 뭉게뭉게 하늘까지 피어 올랐다.
달빛 아래 익어가는 고기는
어느새 핏기를 감추고 노릇노릇한 자태를 드러낸다.
달빛을 쬐어 그런지 그 노르스름함이 한층 더 하다.
답답하면 옥상을 찾는다.
머리칼을 휘날려 줄 바람과
탁 트인 시야
그리고 눈치보지 않고
담배 한대 꼬나물기에는 옥상만한 곳이 없다.
몇 층계를 오르내리는 수고를 해야 하지만
그렇게라도 머리를 식히고 오면
잡히지 않던 일이 손에 잡히기 시작한다.
옥상에서 그녀는 더 이뻐 보였다.
더 용감해지기도 했고
더 솔직해지기도 했다.
맥주라도 한잔하게 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라는 상황이 주어 진다.
뉴턴의 작용 반작용처럼
자석의 N극과 S극 처럼
그렇게 서로에게 끌렸다.
피곤한 일상 속
지친 우리에게
옥상문은 그렇게 열려 있어야 한다.
Pentax Super Program | SMC Pentax-A 35-105mm F3.5 | Agfa Vista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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