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4박 5일간의 바르셀로나 일정을 마치는 날이다.
아침 비행기로 말라가로 향한다.
바르셀로나에서 말라가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9시 15분 출발 비행기를 타고 말라가 공항에 내려
시내까지 이동했지만 채 정오가 되지 않았다.
숙소 체크인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점심 식사를 먼저 하기로 한다.
한국에서 12시는 점심장사로 한창 바쁠 시간이라
당연히 여기도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어떻게 된 게 카페 말고는 문 연 식당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
물어보니 대부분 12시쯤에 오픈 준비를 해서
빠르면 1시 적어도 2시 이후에나 식사 주문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른 아침 움직인 탓에 배는 고플 대로 고픈데
카페에서 샌드위치 따위로 허기를 달래기는 싫었다.
그때 마침 근처에 'ASADOR DE POLLOS'라고 쓰인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보통 그릴에 구운 요리 종류를 'ASADO'라고 하는데
'Grilled Chicken'정도로 해석하면 된다.
멕시코에서 즐겨 먹던 메뉴라 그 반가움이 더 하다.
물어보니 포장만 가능하다고 해서
@Málaga Spain 2018
스페인을 비롯해 유럽지역이 마찬가지겠지만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
주차시설이 있는 호텔 찾기가 쉽지 않다.
있더라도 유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작은 도시로 오면 더 그렇다.
그래서 말라가에서의 2박은 Air BnB를 이용했다.
렌트를 할 계획이라 차고가 있는 숙박이 필요해서였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스튜디오 형식의 아파트였는데
사진과 다름없는 쾌적한 실내에
지도를 펼쳐 주위 명소를 안내해주는 호스트의 배려까지
그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집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끝난 후
예정대로 짐만 풀고 바로 시내 중심가로 이동을 한다.
일요일이라 시내가 한산하다 했지만
중심가로 들어서니 이내 관광객들로 거리는 넘쳐난다.
진정한 스페인을 느끼려면 안달루시아 지방으로 떠나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점점 공감된다.
황홀했던 바르셀로나의 기억이 엷어지고
고풍스러운 말라가의 풍경으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Málaga Spain 2018 | Centro
@Málaga Spain 2018 | Centro
@Málaga Spain 2018 | Centro
@Málaga Spain 2018 | Centro
Castillo de Gibralfaro에 올라 야경을 꼭 감상하라던
호스트 Carmen의 당부를 잊지 않고 해 질 녘에 성을 올랐다.
천천히 오르며 말라가 시내 전경을 감상한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어둠이 짙어지는 하늘 아래 지상의 등불은 하나 둘 점등된다.
그 농도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도시의 경관은 매분을 달리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성 정상까지 올라오니
우리는 완전한 밤하늘 아래 놓여있었다.
정상 부근에는 Parador가 있었는데
시간적 여유만 허락한다면
이런 Parador에서 꼭 숙박을 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쉬운 대로 우리는 그곳 레스토랑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그 아쉬움을 달랬다.
@Málaga Spain 2018
@Málaga Spain 2018
@Málaga Spain 2018
@Málaga Spain 2018
DAY 6
어제 예약한 차를 pick up 했다.
남부지방은 기차를 이용해 이동할 예정이라
아무래도 기차역에서 차를 바로 반납하면 좋겠다 싶어
말라가 기차역에 위치한 렌트카업체를 이용했다.
인터넷 최저가 검색으로 하루 2~30유로의 차량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인지도 있는 업체를 이용하는 게 안전하겠다 싶어
허츠에서 하루 기준 74유로에 A세그먼트 푸조 206 수동 차량을 받았다.
이제 시동을 걸고 오늘의 목적지인 프리힐리아나(Frigiliana)마을과
유럽의 발코니라 불리는 네르하(Nerja)를 향해 출발한다.
@Málaga Spain 2018 | 푸조 206 수동
프리힐리아나(Frigiliana)
말라가에서 프리힐리아나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를 운전했다.
갈 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했고
오는 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며 왔다.
좁은 골목을 헤치며 마을 정상으로 향했다.
숨이 살짝 차오를 때 쯤 눈에 들어오는 마을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정상에서 만난 고양이는 매일 보는 풍경이 지루한 듯 무관심한 태도를 일관한다.
운이 좋게도 막 영업을 시작한 레스토랑 주인을 만나
그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마을을 내려가기로 한다.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Frigiliana Spain 2018
네르하(Nerja)
2월의 네르하는 한산했다.
유럽의 발코니라길래 잔뜩 기대했는데
그 썰렁함이 우리 집 발코니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적어도 네르하를 방문한다면 휴가 시즌에 맞춰서 오는 게 좋을 것 같다.@Nerja Spain 2018
.DAY 7
아침 일찍 차를 반납하고 꼬르도바(Córdoba)행 renfe를 탔다.
꼬르도바에서는 하루를 묵고 다음 날 바로 세비야로 넘어갈 예정이다.
꼬르도바에서 세비야행 티켓도 미리 끊었는데
참고로 환불이 안 되는 티켓은 좀 더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꼬르도바는 한 때 이슬람 세력의 영향권에 있었던 지역으로
중세 이슬람 문화와 가톨릭 문화가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의 도시이다.
그리고 도심 곳곳에 남아있는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도시의 예스러운 정취를 더한다.
@Córdoba Spain 2018
@Córdoba Spain 2018
@Córdoba Spain 2018
@Córdoba Spain 2018 | Palacio de Viana
@Córdoba Spain 2018
@Córdoba Spain 2018
@Córdoba Spain 2018 | Plaza de la Corredera
@Córdoba Spain 2018 | Plaza de la Corredera
@Córdoba Spain 2018 | Plaza de la Corredera
@Córdoba Spain 2018
@Córdoba Spain 2018 | Mezquita
@Córdoba Spain 2018 | Mezquita
@Córdoba Spain 2018 | Mezquita
DAY 8
이번 스페인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을 한 곳 뽑으라면
주저 없이 세비야(Sevilla)를 말하고 싶다.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서
바르셀로나의 세련된 멋스러움과
남부지방 소박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이런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세비야가 바로 그런 도시였다.
@Sevilla Spain 2018
@Sevilla Spain 2018
@Sevilla Spain 2018 | Catedral de Sevilla
@Sevilla Spain 2018
@Sevilla Spain 2018
@Sevilla Spain 2018
@Sevilla Spain 2018 | Universidad de Sevilla
@Sevilla Spain 2018
@Sevilla Spain 2018
예술의 중심지라 불리는 만큼
사실 안달루시아 지방 어느 도시에서든
마음만 먹으면 플라멩코 공연을 접할 수 있지만
나는 세비야를 위해 그 충동을 참아왔다.
구슬픈 기타 선율에 비장한 춤사위
목소리의 떨림이 그대로 전해지는 노랫가락
플라멩코는 처음 접하지만
한국인의 정서로 공감할 수 있는 특유의 Vibe를 느낄 수 있었다.
세비야의 플라멩코가 유명한 만큼
많은 공연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소규모의 공연을 추천한다.
작은 무대의 특성상 공연진들의 숨소리와 이마의 땀방울까지 느낄 수 있는데
그런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아우라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어 감동이 더 크다.
다만 중국 관객객들이 만들어내는 수군거림과 카메라 셔터음은 짜증을 유발한다.
@Sevilla Spain 2018 | Flamenco
DAY 9
스페인에서의 공식적인 마지막 일정이다.
저녁에 마드리드(Madrid)로 넘어가긴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으로 가는 리턴 비행기를 위한 이동일 뿐
마드리드를 둘러볼 시간적 여유는 없다.
체크아웃 후 호텔에 짐을 맡기고
어제 가보지 못한 스페인 광장으로 향한다.
스페인 광장은 스페인 내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지만
한국사람들에게는 배우 김태희가 CF를 찍은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광고에서 김태희가 플라멩코를 췄던 것처럼
광장에는 플라멩코 버스킹 공연이 한창이다.
길거리 공연은 어제의 공연과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어제의 공연이 잘 짜여진 구성의 진중함이 돋보이는 무대였다면
오늘의 공연은 자유분방한 집시들의 정서가 더해진 느낌이다.
집시들의 춤으로도 알려진 플라멩코를 길거리 공연으로 접할 수 있는 건
스페인 여행에 있어 꼭 경험해볼 만한 일이다.
@Sevilla Spain 2018 | plaza de españa
@Sevilla Spain 2018 | plaza de españa
@Sevilla Spain 2018 | plaza de españa
@Sevilla Spain 2018 | plaza de españa
DAY 10
마드리드 공항 근처 한적한 마을에서 스페인과의 작별을 준비한다.
남부 지방에 적응됐던 몸은 마드리드의 아침을 유난히 쌀쌀하게 느낀다.
마드리드에서는 아무런 추억이 없을 줄 알았는데
어제의 만찬으로 즐겼던 캥거루 스테이크가 근사한 경험으로 남았다.
이제 왔던 여정의 반대로 돌아가는 피로한 일만 남았다.
하지만 한 번으로 끝낼 스페인이 아니란 확신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다시 찾을 거 같다.
다시 한번 생각하지만 스페인을 찾는 건 스페인이란 이유 말고는 없지 싶다.
스페인은 스페인이란 이유만으로 충분하니깐.
@Madrid Spain 2018
@Madrid Spai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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