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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이태리 타올 추억 떠오르는, 후쿠오카 온천 여행 초등하교 2학년 때 여탕에서 같은 반 친구를 만난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로는 여탕에서 한 층 더 올라가는 수고를 해야 했고 아버지의 거친 손 놀림이 주는 고통이 견뎌야 했다. 아버지는 힘 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 같았다. 눌러 붙은 냄비를 설거지 하듯 박박 때를 미는데 피하지방 윗층인 진피까지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다. 아버지는 그렇게 매주 박피시술에 버금가는 때밀이를 해주셨다. 30분간의 시술이 끝나면 언능 찬물로 들어가 피가 나올 것만 같은 피부를 진정시킨다. 그게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아파트로 이사를 하고 1일 1샤워를 하면서 대중목욕탕과의 인연을 끊었다. 가끔 찜질방을 가긴 했지만 때를 벗겨내기 위해 목욕탕을 찾는 일은 거의 없었다. 목욕탕의 존재를 잊고 살던 중 친구들과 큐슈의 온천.. 더보기
이곳이 피터팬의 원더랜드, 유후인 지병이 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서른에 접어 들면서 병세가 확연해졌다. 물론 그 전에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니, 그 때는 병이라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서 피터팬 증후군이라는 자가 진단을 내렸다. 일상 생활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데 특정 사물 앞에서 병세가 도지는 경향이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도 호기심 돋는 장난감 가게를 발견하면 홀인원 되는 골프공 처럼 가게로 빨려들어간다. 여자친구는 말도 없이 사라진 나를 쏘아붙이지만 윙윙 거리는 모기소리처럼 들릴 뿐 팔린 정신은 스스로도 통제 불능이다. 그런 내게 유휴인은 치명적이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판단력을 잃게 만들었다. 세상 어딘가 내 세상이 있다면 여기가 바로 내 세상이다. Contax T2 |.. 더보기
[일상의 여유] Morning Kiss Canon EOS 30D | Tamron 28-75mm F2.8 | ISO 640 아침 무렵, 예열이 덜 된 햇살은 딱 잠을 떨쳐내기 적당한 눈부심만을 머금는다. 커튼의 좌우가 만나지 못하는 아쉬운 틈새로 그 눈부심이 느껴지면 어김없이 너의 모닝 키스가 나를 깨운다. 밤새 덮고 잔 너의 체온이 아쉬운지 나는 그런 너를 꼬옥 끌어안는다. 너무 그립다. 침 냄새 묻어나던 그 아침... 더보기
당도 높은 밤공기 도서관에 들어서면 나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분명 악취는 아니다. 하지만 미간을 찌푸리기에는 충분하다. 공부냄새다. 가을날 익어가는 보리처럼 모두가 똑같이 고개를 떨구고 무언가에 열중한다. 한 자라도 더 넣으려는 노력에 머리는 달궈진다. 만화의 한 장면이었다면 떨군 뒷목 위로 모락모락 김을 그려 넣었을 거다. 공부냄새는 거기서 피어 오른다. 그렇게 하루종일 책과 씨름하다 도서관을 나서 시원한 밤공기를 맞이한다. 머리에 넣은 글자 수 만큼 책의 무게는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다. 깊은 숨을 한번 들이 마신다. 달다. 매번 느끼지만 캠퍼스의 밤공기는 유독 달았다. 오늘이 어제가 될 무렵의 그 달달한 공기가 가끔 생각난다. Canon EOS 1NHS | Canon 50mm F1.4 | Kodak Portra NC.. 더보기
[일상의 활력] #경마공원 나들이 Canon EOS 1NHS | Tamron 28-75mm F2.8 | Kodak T-MAX 100 Canon EOS 1NHS | Tamron 28-75mm F2.8 | Kodak T-MAX 100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