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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탁스

2005년식 쎄라토 수동 일주일은 넘었을 거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시동걸 일이 부쩍 줄기도 했다. 그 사이 먼지가 꽤나 쌓였다. 동네 꼬마가 지나 갔더라면 분명 낙서 하고픈 충동을 느꼈을 거다. 군대 제대 후 지금의 차를 손에 넣었다. 비록 중고이긴 했지만 1년이 채 되지 않은 새차나 다름 없었다. 결혼 할 여자를 만나면 '이 여자다'라는 느낌이 든다는데 지금의 차를 살 때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얼마나 애지중지 했던지 밥은 굶어도 차에 들어가는 돈은 아끼지 않았다. 그랬던 나의 애마가 음습한 지하주차장에서 일주일 넘게 방치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겐 그런 물건들이 참 많다. 어른이 되어 필요 없어진 장난감처럼 주인의 관심 밖에 방치된 것들... 애정이란 것은 그렇게 식어만 간다. Contax T2 | C.. 더보기
짐 덜어내기 필요와 불필요의 경계는 모호하다. 의미는 선명하게 대비되지만 그것을 규정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성철 스님의 무소유는 필요를 불필요로 규정하는 하나의 수행이다. 욕심을 버리고 주어진 것에 만족할 때 우리는 필요라고 믿어 왔던 것들에 대한 불필요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리질 못하고 필요가 만들어 낸 불필요한 무게를 짊어진다. 항상 가지려고만 했지 버리는 것에 익숙치 못한 탓이다. 두고 온 아쉬움 보다 가져간 불편함이 더 큰 줄 알면서도 그렇게 매번 짐은 생각보다 무거워 진다.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더보기
[일상의 장면] #조기교육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더보기
의도적 고립 한 무리의 개떼 같았다.주인의 손에서 멀어진 공을 보고 미쳐 날뛰는... 고등학교 체육시간체육 선생님이 옛다 하고 던진 축구공은그렇게 친구들을 개로 전락시켰다. 나는 종종 그 무리에서 이탈했다.구기 종목에 소질이 없었을 뿐더러굳이 나까지 가세해구린 땀냄새를 다음 수업시간에 더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고운 흙이 눕기 좋게 깔린 나무 그늘을 찾았다.30초의 안티쇽을 자랑하는 CDP와 PARENTAL ADVISORY 딱지가 붙어 있지만 아버지의 상의 없이 구입한 CD들을 챙겼다. 2PAC의 'Life goes on'을 들으며 눈꼬리 옆으로 지나가는 개미들의 관찰한다. 아니, 관찰이라기 보다는 그냥 시선에 담아둔다.그리고는 내 의지와 상관없는 생각들을 한다.쓰잘데기 없는좋지도 나쁘지도 않은해도 그만 안 해도 그.. 더보기
[일상의 만남] 찰칵 그리고 낼름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T-MAX 100 Contax T2 | Carl Zeiss Sonnar 38mm F2.8 | Kodak Potra NC160 이래서 습관이란게 무서운 거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