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를 피해 일주일 먼저 찾아 나선 봄맞이
feat. 쌍계사 십리벚꽃길
드디어 이번주네요.
3.29~3.31 화개장터 벚꽃축제가 시작됩니다.
예전에 진해 군황제를 경험하고
벚꽃축제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지라
웬만하면 축제기간은 피하고 있습니다.
입구 초입에서 바라본 남도대교의 모습입니다.
이 다리를 건너 위로는 구례, 아래로는 광양입니다.
구례 산수유 / 하동 벚꽃 / 광양 매화
이렇게 봄맞이 3종 세트로 많이들 보시죠.
십리벚꽃의 시작은 화개장터고
화개장터의 시작은 막걸립니다.
왠지 여기서는 이모~ 보다는
주모~ 하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
봄에 취하기도 전에
술에 취하면 곤란하니
일단 주모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나갑니다.
이 곳이 바로 교과서에서만 보고
노래로만 듣던 화개장터군요.
온갖 먹거리부터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라서 그런지
전라도 사투리와 경상도 사투리가
자연스레 어울립니다.
마치 토익 리스닝에서
영국식 발음과 미국식 발음이 혼재된 느낌
저도 모르게 Listen Carefully 하게 되네요.
조명으로 활용하면 멋질 것 같은 옹기들
섬진강으로 흘러나가는 화개천입니다.
쌍계사 계곡물이 이쪽으로 흘러 나가는 거겠죠?
사진에 보이는 다리가 화개교인데
화개장터에서 저 다리를 건너면
십리벚꽃길 초입을 만나게 됩니다.
가는 길목엔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차례 비가 쏟아진 후라
골목의 운치가 업그레이드되었네요.
'한국의 아름다운 길'
이제 본격적으로 걸어보도록 하죠.
파이팅 있게 시작하려는데
또 시작부터 막걸리가 눈에 띕니다.
두 번째 참으려니 너무 힘드네요.
오늘 저녁엔 무조건 막걸리를 한 잔 해야겠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keep going~
빈약하지만 나름 양지바른 곳엔
이렇게 소심하게나마 벚꽃이 꽃망울을 틔웠습니다.
도로 양쪽으로 벚꽃나무들이 가득합니다.
일주일 뒤엔 벚꽃 터널이 완공되겠네요.
가는 중간 예쁜 카페들이 많이 보입니다.
시간이 된다면 여유 있게 커피 한 잔해도 좋을 텐데
곧 해가 질 것 같아 일단은 계속 걷기로 합니다.
그래도 카페 이름은 외워두도록 하죠.
'호모루텐스'
뭐냐, 이 만개한 벚꽃 같은 자태는?
집 고양인지 길 고양인지
도망가지도 않고
아이 컨택을 즐깁니다.
뭐냐, 이 러블리한 자태는?
시골 마을에 아담한 분홍빛 중학교가
내재된 소녀감성을 끌어올리네요.
왠지 체육복도 분홍색일 것만 같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이정표를 보니
쌍계사까지 4Km가 남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제법 걸어온 것 같은데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하네요.
지도를 보면
화개장터에서 화개 중학교까지가 2Km 남짓
화개중학교에서 쌍계사까지가 4Km가 됩니다.
10리를 Km로 환산하면 대략 4Km인데
십리벚꽃길이란 명칭은
이 4Km 구간을 두고 만들어진 듯하네요.
곧 해가 질 시간이라
쌍계사는 내일 보기로 하고
화개중학교를 기점으로 유턴을 합니다.
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가면 재미없으니
가탄교를 지나 화개천 뚝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화개장터로 내려오니 딱 저녁 먹을 시간이네요.
식당들을 보면 대충 지역색을 띤 메뉴를 알 수 있는데
섬진강을 끼고 있으니 재첩은 당연하겠고
그 외에는 벚굴이랑 참게탕이 유명한 듯합니다.
꽃샘추위에 떨었던 몸이라
저희는 참게탕을 주문했습니다.
참게가 유명한 지역이라 당연히
섬진강 태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중국산이네요. ㅋ
배가 고팠던 건지 음식이 맛있었던 건지
어쨌든 싹 비우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2차 가야죠.
벼르고 벼르던 막걸리를
드디어 흔들어 주었습니다.
피처링은 재첩전이 맡았습니다.
바로 직전 참게탕 클리어 후 먹는 거라
다 먹지는 못하고 조금 남겼네요.
다음날 아침 다시 쌍계사를 찾았습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500원
'삼신산쌍계사'
이 일주문을 통하면
부처님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팔영루와 앞마당에 위치한 쌍계사 9층 석탑입니다.
팔영루는 우리 민족에 맞는 불교음악(범패)을 만든
범패의 발상지이자 범패 명인들의 교육장이었다고 합니다.
사찰 경내도 봄맞이가 한창입니다.
청학루로 오르는 계단에서 보는 사찰 전경
불전 사물을 안치한 범종루
대웅전 내부를 둘러보진 못했는데
본존불 위로 문재인 대통령의 소원 표지가 있다고 합니다.
자연을 헤치지 않는
한국의 건축미
재가 불자들이 수행하는 시민선방
그리고 쌍계사를 내려와
아침식사를 할 겸 근처 식당을 찾았습니다.
애피타이저로 김부각과 도토리묵이 나왔는데
여기서 저의 인생 부각을 만나게 됩니다.
주문한 산채비빔밥이 나왔습니다.
정갈한 찬과 신선한 나물이
아침 속을 부담 없이 채워줍니다.
역시나 깔끔하게 클리어
그리고 맛봤던 김부각이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아
결국은 한 봉지 구매했네요.
집에 와서 먹어보니
몇 봉지 더 사 올걸 그랬습니다.
여기 김부각 맛집이네요.
'좋은 세상 식당'
이번 주 하동 벚꽃축제를 가실 분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드립니다.
교통지옥을 피하시려면
오전 7시 전에 하동에 들어오셔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쌍계사로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쌍계사에 주차장이 협소하고 관광객들을 실은
대형버스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통제 불능 수준이 되어 버립니다.
쌍계사를 둘러보고 아침 식사 후
내려오는 길에 예쁜 카페들이 많으니
커피 한잔 하시면 되겠고요.
그리고 오후에 화개장터에서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상 일주일 먼저 전해드리는 봄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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